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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이코노미] 세계적 저성장 극복엔 ‘일자리 경제’ 전환 필수 - 유병규 지원단장
2016-03-14
[경제칼럼] 세계적 저성장 극복엔 ‘일자리 경제’ 전환 필수

매경이코노미 2016.03.14 11:07 [원본보기]



국내외 경제의 저성장 기조로 일자리 증가가 힘들어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6년 1월 15세 이상 국내 인구 기준 고용률은 58.8%로 2015년 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고용률이 낮아지면서 15~29세의 청년실업률은 9.5%로 2000년 1월 11%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앞으로도 경제성장에 의한 고용률 상승은 기대하기 어렵다. 일단 세계 경제성장률 둔화가 이어져 국내 성장률 역시 상승세로 반전되기 힘든 상황이다. 한국 역시 내수와 수출 경기 부진으로 성장률이 하향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 경제의 고용 창출 능력도 갈수록 약화되고 있어 성장을 통한 일자리 증가의 어려움을 더하고 있다. 국내 생산 10억원당 늘어나는 임금근로자 수로 측정하는 고용유발계수가 2005년 10.1명에서 2013년에는 8.8명으로 줄었다.

고용 부진은 경기를 더욱 악화시키는 악순환 구조를 고착화한다. 성장세 약화로 고용이 줄면 소비 수요가 정체돼 한층 더 심한 성장 둔화와 고용 부진으로 이어진다. 성장에 의한 고용 증가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일자리를 늘리려면 한국 경제의 체질과 구조를 바꿀 수밖에 없다. 성장률 제고에만 급급한 일방적 ‘성장 주도 경제’에서 일자리를 최대한 늘리는 ‘일자리 친화형 경제’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는 모든 경제 자원과 정책을 성장률 상승에만 집중하는 데서 벗어나 주어진 여건하에서 최대한 일자리를 늘릴 수 있도록 자원을 재배분하고 경제구조를 개혁하는 데 보다 역점을 두는 것을 뜻한다. 그동안 급속한 경제성장 과정에서 굳혀진 국내 근로 현장의 불합리한 요소들을 바꾸는 일이 시급하다.

국내 노동시장에서 일자리 증가를 가로막는 핵심 장애요인은 두 가지다. 하나는 전일제 중심의 세계 최장의 근로시간이고 또 하나는 심각한 부문 간 임금 격차 현상이다. 한국은 연간 근로시간이 2014년 기준 2057시간으로 OECD 연평균 1706시간에 비해 무려 351시간이나 길다. 선진국에서 일반화돼 있는 시간근무제 등을 활용하면 한국 고용률은 단번에 선진국 수준으로 올라간다. 게다가 세계적인 경기 불황 속에서도 국내 기업 간 임금 격차는 계속 확대되고 있다. 중소기업 근로자 평균 임금은 2015년에 대기업 대비 62%로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기업 내에서도 연공서열제 때문에 직급 간 임금 격차가 과도하다.

국내 제조업의 경우 근속연수가 20~30년인 근로자 평균 임금이 1년 미만 신입사원의 3.1배에 달한다. 일본 2.4배, 독일 1.9배, 영국 1.6배보다 훨씬 높다. 임금 격차 확대는 청년들의 취업 탐색 기간을 길게 하고 신규 고용 여력을 감소시킨다. 외환위기 당시 대량 실업을 막고 산업경쟁력을 강화시키기 위해 도입된 비정규직 처우가 과보호를 받고 있는 정규직에 비해 너무 열악한 점 역시 일자리 증가를 억누르고 있다. 노동시장 개혁과 함께 내수를 확충하는 서비스업이나 미래 환경 변화에 맞는 신직업 창출을 가로막는 낡은 법과 제도 역시 뜯어고쳐야 일자리가 늘어난다.

노동시장을 바꾸고 신산업을 일으키려는 노동개혁법과 서비스업법 등이 제정되면 100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생겨날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국내 잠재성장률을 1.2%포인트 올릴 것으로 IMF는 추정했다. 독일과 네덜란드가 노동 개혁 등을 통해 5년 만에 고용률을 65%대에서 70%대로 끌어올린 사례는 한국에도 고용 기적이 일어날 수 있다는 희망을 준다. 경제구조 개혁 입법들이 정쟁의 희생물이 돼 이번 국회에서 사장되면 한국은 고용률 상승의 가능성과 기회를 날려버리게 된다.

[유병규 국민경제자문회의 지원단장]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848호 (2016.03.09~03.15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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